나는 커피 한 잔도 제대로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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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제대로 즐기자/일상, 커피 이야기

알고보니 천생연분, 커피와 클래식.

BACS ROASTERY COMPANY 2020. 9. 14. 12:07

 

비 오는 날엔 막걸리, 치킨엔 맥주, 영화 볼 땐 팝콘 등 우리의 삶에는 서로 너무나 잘 어울려 큰 시너지를 내는 짝꿍들이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커피는 우리의 기호식품이자 너무나도 친숙한 음료 중에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커피의 짝꿍은 무엇이라 할 수 있을까요?

 

우리에게 익숙한 커피는 흔히 말하는 ‘믹스 커피’ 맥○이 대명사로 불리던 시절을 지나 , 커피를 접할 수 있는 체인점이나 카페들이 골목마다 생겨난 것은 물론 원두의 산지나 로스팅 방법 등을 따지는 매니아들마저 나타난 현대인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커피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예전에는 약용이나 종교적 의미로 사용했지만 유럽으로 넘어가면서 클래식 음악의 작곡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커피와 관련된 유명한 음악으로 바흐의 ‘커피 칸타타'가 있습니다. Bach의 칸타타 BWV211(Schweigt stille, plaudert nicht)는 결혼을 시키기 위해 커피를 끊으라고 강요하는 아버지와 딸의 실랑이를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습니다. 

 

18세기 독일에서는 지금의 카페와 같이 커피하우스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우리에게 친숙한 많은 음악가들도 직간접적으로 커피를 즐겨 마시며 그들의 음악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고전파 음악을 대표하며 악성(樂聖)이라고도 불리는 작곡가 베토벤은 항상 아침마다 60알의 원두를 직접 세어서 커피를 내려마셨다고 하는데 이는 60가지의 영감을 베토벤에게 주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또 그의 절친한 친구인 오페라 '마탄의 사수'를 만든 낭만파 작곡가 카를 마리아 폰 베버는 베토벤의 방 안이 온통 악보와 옷으로 어질러져 있으나, 테이블에는 악보 용지 한 장과 끓는 커피가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18세기 영국의 커피 하우스 (이미지 출처: 구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경우 카페 아인슈패너에 럼주를 섞는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들어 마시며 작곡을 하곤 했습니다. 이처럼, 어렵고 지루하기만하다고 생각되었던 클래식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알면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숨은 에피소드들이 많이 존재합니다. 

 

커피가 과거 소수만이 즐기는 어려운 음료에서 누구나 쉽게 즐기고 접하는 음료가 된 것 처럼, 클래식 음악도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 가까운 곳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예로, 수능 영어 듣기 평가 안내송 (미뉴엣- 루이지 보케리니) , 통화대기연결음 (사계 '봄' 3악장 - 비발디), 자동차 후진음악의 대명사 (엘리제를 위하여 - 베토벤)과 같이 제목은 익숙치 않지만 ‘아! 나 이노래 들어 봤어!’ 하는 익숙한 음악들이 우리 일상에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옛날, 커피 하우스가 단지 커피를 제공하는 곳이 아닌 문화교류와 새로운 영감의 장이 된 것처럼 내가 모르는 음악이라고 클래식을 어려워하고 멀리하기 보단, 취향에 맞는 클래식 한 곡을 배경 삼아 커피 한 잔을 기울이며 음악과 커피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처음 마신 커피의 씁쓸함이 이젠 달콤함으로 다가오듯, 낯설게만 느껴졌던 클래식도 익숙한 내 일상의 한 부분이 될 것입니다.


위 글은 박스프레소에서 발행한 커피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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